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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1/05 01:27:02
Name 타인의 고통
Subject [일반] 2년차 공돌이 직장인이 본 경제 - 1. 미국과 달러
28살 직장인 입니다.
하루하루 회사 가기 싫은 마음 및 경제적으로 자유로워 지기를 꿈꾸며
경제 및 사회를 조금씩 공부하는데
딱히 희망은 없고 점점 더 팍팍해 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야밤에 그 동안 느낀 점 및 생각해 온 바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싶어서 글을 적습니다. 반응이 좋으면 연재가 될 수 도 있을텐데...

경제 공부는 따로 해본 적 없고 블로그나 경제 기사에 대해 혼자 이것저것 조합한 소설급^^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경제는 먼저 실물 경제와 자본의 리그(주식+부동산+채권) 등으로 된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자본의 리그랑 실물 경제는 연관을 갖기도 하고 크게 관련이 없기도 한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세계 경제를 이끄는 대장 미국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경제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지금 굴러가는 기반은 달러라고 봅니다.
이전에는 금이랑 연동도 됐다고 하지만 지금은 달러는 종이에 숫자를 쓴 것이고
그 자체가 자본 주의를 대표하게 된 것 같습니다.

미국의 패권의 핵심은 결국 이 달러를 유지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는 중국이 제국을 이룰 때 주변국으로 조공을 받는 것과 마찬 가지로
종이에 불과한 달러를 찍어내고 유지시키기만 한다면 종이 쪼가리와  무엇이든 바꿀 수 있는
놀라운 마술이지요^^
반대로 이야기하면 달러가 무용지물이 되면 미국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 입니다.

그러면 미국의 입장이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달러가 여기저기서 필요하게 만드는 것과 전체 자본주의의 붕괴를 막는 것이 되겠죠?
즉, 달러로 영향력 행사를 유지 하겠다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자본주의의 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를 살펴보다 보면 경제가 조금은 더 잘 보였던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이 고장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한데
개인적으로 근본적인 이유는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라고 봤습니다.
무엇에 대한 불일치냐는 좀 복잡한 것 같습니다.

이윤 창출을 위해서는 싸고 많이 만들어야 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노동자를 후려야 합니다. 돈이든 시간이든. 무조건 경제논리로 가는 것입니다.
싸고 많고 효율 좋고 등등등 좋은 말들 많습니다. 모든 영역에서 말이죠.
이런 상황을 개인적으로는 신자유주의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는 소비 둔화로 이어진 것이죠.
이유는 노동자와 소비자가 같은 존재 이기 때문입니다.

돈을 벌어야 쓰는데 말이죠...
임금보다 상품의 가치는 높기 때문에...임금만큼 쓰면 상품이 전부 소비가 안되고... 이런 어려운 이야기...
이건 마르크스라는 분이 한 이야기인데. 물론 한계가 많다고 하는데.

사실 여기서 중국이야기를 조금 하고 싶은데 논점이 너무 넓어져 기회 되면 다음으로^^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국은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첫번째로 제로금리를 때립니다. 금리는 돈의 힘이 어느정도냐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금리가 낮으면 돈의 힘이 약합니다. 쉽게 은행 문턱이 낮아서 돈을 빌리기 쉬워지는 것이죠?

사실 은행은 소비자 및 노동자의 예금을 바탕으로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소비 금융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가계 부채를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역할이죠. 이도 담에 좀 다뤄보고 싶네요.
아까 말한대로 신자유주의를 하다보니 노동자나 소비자들은 돈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돈이 돌아야 경제가 돌게 만들고 싶으니 돈을 신용이 낮은 애들한테 막 퍼 줍니다.

이렇게 해서 일어나게 된 것이 미국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라고 생각합니다.
경제는 돌아야 겠고 돈은 줘야겠는데 애라 모르겠다 폭탄 돌리기 시작 고고고 하면서
월스트리트 친구들이 금융공학이다 뭐다 하면서 신용이 나쁜 친구들에게 돈을 막 빌려주니 경제는 호황을 맞이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신용이 좋은 채권이나 이런 것이랑 섞으면서 리스크 관리네 하면서 상품을 만드는데
사기 입니다. 폰지랑 다를 바 없어요. 카드 빌려 카드를 막다보면 쓸때는 좋은데 언젠가는 빵구 납니다.
이 폭탄 돌리기가 끝난게 서브프라임 사태 이죠^^

서브 프라임이 끝나고 이제 고통이 시간이 왔습니다.
대출이 부실화돼서 경제가 아작 날 것 같으니 일단은 부도날 것 같은 은행을 국유화 시켜줘서 막아 봅니다.
은행이 무너지면 달러가 무너지고 미국 영향력이 없어지니깐요^^

이제는 신용없는 사람한테는 안빌려줄거라는 다짐을 하면서 제로금리로 돌입합니다.
즉, 기업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기업들아 돈을 싸게 빌려줄테니 노동자도 고용하고 설비투자도 하고
해서 경제 좀 돌려보라구요. 멋진 선순환을 기대하지만... 역시 Fail...

실업률은 크게 좋아지지 않dkTrh
(경제 통계에 대해 약하지만 아직도 실업률이 나아지지는 않는다는 기사로 봐서)
이것을 제 관점에선 돈이 실물 경제를 살려준 것은 아니고 주식 시장에서 돌아다니는 흔히 말하는 유동성 장세로 간 것으로 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브프라임 이후 경기는 안좋은데,
주식시장은 미국의 경우 최고치를 넘어버렸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미국 정부는 기업들이 돈을 안 푸니(투자를 잘 안함) 정부라도 돈을 풀어야 겠다는 식으로
재정적자를 감행합니다. 내가 먼저 쓰면 다들 따라 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겠죠?
이는 어느정도는 효과가 있는 방법이라는게 정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한정 재정적자를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적자가 GDP 일정수준이 넘어가니(200% 정도 였던 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음)
재정 정책도 이제는 맘대로 못씁니다.

이제 정말 쓸 카드를 다 써버렸네요...
그러다가 나온 것이 마지막 카드인 양적 완화 입니다.

종이 조가리에 불과한 돈을 마구 찍어 내게 되면 당연히 돈 가치가 줄어들게 됩니다.
돈 가치가 줄어들기 전에 너네 돈을 빨리 쓰는게 좋을 걸? 쉽게 말해 좋은 말로 할 때 돈 다 써라? 이런 느낌 입니다.
사실 금리를 더 내리는 효과랑 같은데 마이너스 금리라고 하면 말이 안 되니 양적완화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붙여놓은 것 입니다.
마이너스 금리, 즉, 말도 안되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죠.

미국 연방은행도 정부도 이제 해볼 것을 다해봤는데도 안되니 이제 리얼리얼 마지막 수단 - 정치를 쓸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동안 서브프라임 친구들에게 돈도 줘보고 제로금리도 해보고 재정적자도 해봤는데 다 신통치 않으니
비장의 수단으로 이제는 직접 돈을 저소득 층한테 줘야 겠다는 아이디어가 바로 오바마 케어 입니다.

사실 이는 돈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돈을 많이 쓴다는 통념에서 따온 아이디어 같습니다.
100만원 버는 사람은 100만원 쓰는데 500만원 버는 사람은 200만원 쓴다는 것 입니다.
바로 500만원을 한명한테 주는 것보다 가난한 5명 나눠주는게 경제에는 좋다는 것 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는 맞는 말 같습니다.
의료보험을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저소득층에 돈을 안겨주고 안겨준 만큼 너희들 월급은 많이 소비해줘~ 부탁이야~라는 이야기 입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싸우는데, 참고로 공화당이 의회(하원이었던 거 같음) 반대, 공화당이 독박쓰고 밀리고 있는 형국 입니다.
내년 중간 선거까지 어떻게든 만회하려 할 텐데 꺼리가 없을 듯 합니다. 다른 프레임으로 옮겨가기가 힘들 것 같아요.

이를 종합해보면,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생각했던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적인 미국의 신화가 깨져버렸네요.
이제는 돈을 모아서 주는 사회주의 적인 성향을 가진 게 미국이 되었습니다.
분명 사회주의랑은 다른 체제 였는데... 돌아돌아 집 찾아 들어온 가출청소년 느낌이네요.
사실 은행도 국유화 한 전력이 있는데
기존 관점이라면 망하게 놨둬야 했지만
달러의 유지를 위해 살려주는 일을 선택한 것이죠.

휴...

지금 까지 쭉 미국에 대한 경제를 제 방식대로 소화한 것을 설명했습니다.
미시 거시 뭐 이런 것은 아무도 모르고
그냥 말이 되는대로 혼자  짜맞춰 보고
최대한 간단하고 쉽지 않으면 진리가 아니라는 평소 생각하여 논리에 조금은 맞게 전개 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찌라시를 조금 합쳐서 근래에 한국 주식시장에 영향에 대해 좀 이야기를 하며 마칠까 합니다.

여러 요인이 합쳐져서 미국 주식시장이 최고치 경신중이라고 했는데,
더이상은 돈이 갈 곳을 잃으니 이제는 슬슬 미국을 떠나 외국으로 돌아다니게 되는 것(한국만 지칭하는건 아닙니다.)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경우를 보면 1050원까지 환율이 오른 것과 주식시장이 최근 외인 사자로 2000을 넘어서 있는 것을 보면
이 추측이 완전히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미국 친구들은 이익 보러 들어오고 일본 유럽 등 친구들은 환치익이랑 시세차익 남겨 나가는 형국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미국친구들이 소위 말하는 의지가 쎈가 봅니다.
이런 가정하에, 미국 친구들이 앞으로 자기들 먹고 갈 것은 챙겨가려고 하는 만큼, 증시도 좀 올리려고 할 것 같습니다.
언제나 문제는 시기겠죠.
이를 막기 위해서 옵션 선물 등으로 방어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 모습이 보이는데
사실 이 쪽은 정말 잘 모르는 분야라서 정보도 부족하고 살짝 넘어가겠습니다.

지금은 개인이 콜옵션 매수를 해놔서 많이 오를 수는 없는 포지션을 만들어 놨다고 하는 것을 찌라시로 본 기억이...

아무래도 미국에서 양적완화를 종료하는 시점 전에 이익을 일부 실현하여 나가지 않을까 생각되며 이를 개인 및 기관이 어떻게 대응할지
정부는 환율을 갖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조금 기대가 되기는 합니다.

쓰다보니 벌써 새벽 1시가 넘었네요. 6시에 기상하여 출근해야 되는데 좀 부담입니다.

비전문가가 쓰다보니 거의 인터넷 소설 수준이기는 합니다만...
재밌게 봐주셨다면 반응을 봐서 후속도 준비하렵니다.
물론 후속도 철저한 고증은 배제하고 찌라시 및 느낌으로 쓸려고 합니다만. 받아주신다면야~

자게 글은 첨인데 어떻게 마칠지는 잘 모르겠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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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ilike
13/11/05 01:31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음... 주식은 안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그시기
13/11/05 02:00
수정 아이콘
달러를 쓰게된 원인부터 해서 찬찬히 더 가보세요;
BetterSuweet
13/11/05 02:07
수정 아이콘
깊이가 좀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부터끝까지
13/11/05 07:56
수정 아이콘
밑도끝도 없이 다는 이런 리플은 정말 좀 그러네요....
13/11/05 02:33
수정 아이콘
짚고 넘어갈 부분이 많지만 몇개만 말씀드리자면 달러는 기축통화 된지 이제 겨우 50년이 넘은 종이쪼가리지만 금은 2000년 넘게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화폐입니다. 싸냐 비싸냐의 논쟁은 있을지언정 금만큼 완벽한 지위를 갖고 있는 화폐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미국이 왜 금본위제를 폐지했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바마케어는 저소득층의 실질적인 가처분소득 증가보다 더 중요한것이 그걸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 더 큽니다.
이걸 설명하려면 미국의 의료시스템이 얼마나 더럽고 치사한지 알아야 되고, 한국의 의료보험 체계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이해해야 됩니다.
한국의 의료효율성은 정말 세계최강입니다. 이정도 돈 써서 이만큼 뽑아 먹을 수 있는 나라가 없습니다. 의사와 제약업계의 희생 덕분이지요.
국민들이 이만큼 병원 가주고 약 많이 먹어 주는데 다른 나라 같았으면 진작에 떼뿌자 of 떼부자 되고도 남았습니다.
(사실 그 안에는 가격이 낮아진만큼 판매량이 증가한 요인도 있지만...)
양적완화는 생각을 달리 하셔야 하는 것이 세상 어느 나라 정부도 실물경기보다 자본시장을 더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연준의 국채나 모기지증권 매입, 오퍼레이션트위스트도 실물경기를 안정화 시키려는게 첫번째 목표입니다.
연준의 테이퍼링은 기정사실화 되었지만 그래도 쉽게 끝낼수 없는게 미국의 실물경기는 호전되고 있는게 분명하지만 완전히 회복단계에 들어섰다고는 볼 수 없는 애매한 상황인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실제 미국 대공황의 발생원인을 경기가 회복되는 단계에서 너무 빠른 긴축정책 시행으로 보는 이론도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경기가 회복되는 신호가 보일때까지 조낸 돈뿌려라고 외치는 크루그먼 아저씨 같은 사람들의 입김이 조금 더 세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양적완화가 종료된다해서 증시가 빠진다는 의견은 정말 허무맹랑한 이야기입니다.
양적완화의 종료는 경제가 유동성의 힘 없이도 자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지금 증시가 유동성에 의지해 있고 향후 기업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무척 높아진건 사실입니다만 실제로는 IT(라 해봤자 금융위기 이후 기업실적 상승한 곳 찾으면 구글, 애플, 아마존 정도밖에 없지만)와 에너지섹터 정도를 제외하고는 기업실적의 비약적인 상승이 일어난 곳도 찾기 어렵습니다.
흔히 주가는 개, 실적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밸류에이션만 높고 EPS가 못따라가면 쳐맞는게 당연한겁니다.
선물, 옵션이니 하는건 그냥 익스큐즈하겠습니다.
anonymous0
13/11/05 06:03
수정 아이콘
와, 식견이 높으시네요.
13/11/05 10:17
수정 아이콘
내공이... 궁금한게 있는데 이렇게 경제쪽의 흐름을 파악할정도로 알려면 어떻게 공부를 해야할까요>?
yurilike
13/11/05 10:51
수정 아이콘
관심이 있으면 어떤 방법으로든 공부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의 방법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관심을 붙여보시는게 시작일것이라 생각합니다.
13/11/05 14:15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 뭘 알려드릴만한 내공도 깜냥도 부족해서요.
알려는 노력을 해보는게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아닐까 싶네요.
endogeneity
13/11/05 11:19
수정 아이콘
금은 완벽한 화폐라기보단 안정적인 자산이라는 표현이 더 맞습니다. 사실 화폐도 자산이고, 화폐의 덕목으로 자주 가치의 안정성이 꼽히기 때문에 금이 화폐로서 나름 장점을 가진다고 할 수는 있는데, 역사적으로는 금이 야기한 문제가 차라리 더 많았다고 생각됩니다. 대표적으로 전간기(1차대전~2차대전 사이 20년을 가리키는)에 금이 축장용 자산으로 선호되면서(각국 정부 채권이 전쟁, 혁명 등의 이유로 덜 선호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공연한 혼란을 야기했죠.(결정적으로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금본위제를 억지로 다시 채택하려던 영국 같은 국가들에게 강력한 디플레이션 압박을 가해 결국 대공황으로 가는 큰 흐름을 야기했죠. 대공황기에도 금의 유출 유입이 야기한 혼란은 지대했고)

사실 수천년 동안 금이든 은이든 상품 형태를 어떤 식으로든 갖춘 화폐가 유통됬고, 지금처럼 순수 법정 불환지폐가 사용된 시기가 극히 짧고, 특히 그것 때문에 현대 사회가 과거 사회에 비해 잠재적으로 강력한 인플레이션의 위협 하에 놓여있는 것은 맞긴 합니다. 근데 이 논점이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현대 경제가 고중세 경제보다 거래량이 월등히 많다는 점이나, 또 고중세 경제에서도 귀금속 화폐의 순도가 낮고 불규칙했기 때문에 화폐의 가치는 그 화폐가 모습을 빌리고 있을 뿐인 상품의 가치와 꼭 일치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ndogeneity
13/11/05 11:41
수정 아이콘
'양적완화의 종료는 경제가 유동성의 힘 없이도 자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얘기는 대체로 맞는 말입니다. 중요한 논점은 지금 '경제의 자생'이라는 걸(좀더 전문적인 용어로는 산업의 전반적 가동률이 정상적인? 혹은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근접케 되는?) 가로막고 있는 요인이 무엇인가에 관한 것일텐데

현재로서 유력한 주장은 1) 민간주체들이 'Deleveraging'에 여념이 없기 때문, 2) 지난 수년 간 누적된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특히 후자는 최근 보수적 성향 경제학자들이 주로 주장하는 바로는, 주로 정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기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는 식으로 운위되는데, 제 생각엔 실물 부문에서의 투자엔 비교적 장기에 걸쳐 안정적으로 형성된 미래 수익에 관한 기대가 필요하고, 그것이 08년에 무너진 뒤 다시 회복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이 불확실성이 만연한 듯한 모습으로 드러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이 생각을 제가 한 건 아니고, 케인즈가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불황이 지속되는 이유로 꼽았던 건데 다소 적실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윗 얘기와의 차이는 불확실성의 원천, 그리고 기대가 형성되는 방식..)

암튼 불확실성이 경기침체를 야기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연준의 개입 축소가 시장의 예상 범위 내에서 '고도의 확실성'을 갖고 진행될 필요가 있는 건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연준이 하고 있는 일은 동네방네 개입 축소에 관한 소문을 퍼뜨려서 우리 모두가 적응할 시간을 가지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덤으로 한마디 추가하면 우리나라 한국은행은 올 초 통화정책 관련해서 상당한 불확실성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약간 비난받을 만 한것 같습니다.)
13/11/05 12:09
수정 아이콘
추가적으로 실질적인 가처분소득 감소, 자산가치 변동성, 죽지 않는 자신을 발견, 고용의 불안정성 등도 들 수 있겠지요.
말씀하신 설비투자가 늘지 않는 모습도 눈여겨 봐둬야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기업들의 공급충격이 꾸준히 나와주는게 그나마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이엨
13/11/05 02:47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이공계 직장인으로서 이 정도 식견을 갖추기 힘드셨을텐데....
미국경제에 대해 나름의 요점을 잘 짚으신 것 같습니다.

오스트리아학파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현상이 좀 더 명쾌하게 보일 겁니다.
하지만 제 필력이 짧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대신 조심스레 경제사이트 하나 추천해 봅니다.
http://freemarketschool.org ← 하이에크 소사이어티 홈페이지입니다.
각 대학의 교수님들 모임인데 좋은 칼럼들이 많습니다.
가라한
13/11/05 06:08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직장인 공돌이 14년차.
이제 쯤이면 자유인이 되었어야 되는데 아직 꿈을 못 이뤘네요...^^.
저도 뭐 아는 건 없습니다만 앞 부분은 저랑 생각이 비슷하신 거 같구요. 뒷 부분은 몇 개 저랑 생각이 다르네요.
일단 오바마 케어는 경제 살리기와는 별 관계 없는 문제라 보구요.
앞에 다른 분들이 지적 하신 것 처럼 미국이 의료 보험 체계 자체가 문제가 많아서.

그리고 양적 완화는 이걸로 경제를 완전히 살려 보겠다기 보다는 워낙 위중한 상황이니 급한 불을 끈거죠.
안 그랬으면 급격한 신용 수축으로 세계가 대공황에 빠졌을 지도 모르니.
저는 개인적으로 버냉키한테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재작년 디플레이션과 대공황을 얘기하는 책들이 엄청 많았죠.
나름 공부도 되고 좋은 책들이긴 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엄청 나게 돈을 찍어 댄 중앙 은행들 승리.

물론 이로 인한 재정적자와 다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는 다른 문제긴 하지만.
그리고 일단 돈이 실물 쪽으론 잘 안 돌죠. 주식같은 투기 수요로나 몰려 다니고.

근데 이게 참 마땅한 방법이 없는게 말씀하신 것 처럼 중앙 은행이 돈을 푼다고는 하지만 신자유주의란게 결국 사람들의 소득으로 수요를 창출하는게 아니라 빚만 지라고 하는 거라서.
결국 사람들 주머니가 두둑해져야 호경기가 오는 건데.
암튼 급한 불을 끈거지 본격적인 훈풍이라고 할 만한 건 상당기간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13/11/05 11:38
수정 아이콘
경제예측은 참...어떻게 굴러갈지 아무도 모르는거라...하하;;(특히,주식 관련)
뭐,예측보단 대응이 우선이다 라는 명언은 그래서 나온 듯 합니다.
13/11/05 12:09
수정 아이콘
대응만 잘해도 쪽박 찰일은 없다고 봐요.
분산 투자니 주식하는데 있어 여러 규칙들을 이행하지 못할때
주식으로 망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일이니까요.
13/11/05 12:14
수정 아이콘
지당하신 말씀입니다.껄껄
(총알도 충분하면 더할나위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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