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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1/27 00:34:38
Name AraTa_Higgs
Subject [일반] 새벽 이야기 7탄, 생애 첫 통장개설과 보건증 신청
아라타입니다..

밤마다 여럿 솔로분들에게 부들부들 선물드리는 중인데,
오늘도 부들부들이 나올지 모르겠네요..
부들부들은 그만...

그냥 일반적인 일들, 적어봅니다..

자게 모든 글이, 정치적으로 되는게 두려운 나머지, 저라도 부들부들 집필..




7. [민선이의 생애 첫 통장개설과 보건증 신청]


오늘은, 고딩의 생애 첫 통장개설과 보건소를 가서 보건증 검사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띠리링~ 카톡이 옵니다.


"오빠빠, 통장 만들어야 다음 주 알바비 들어올 수 있어..
아까 학교서 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 걍 쉽게 만든다고 하넹.."


"통장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세상일은 드물어, 민선아..."


"오빠, 그럼 나랑 같이가요.. 4시에 은행 끝난다고 하니까, 3시에 봐요.."


"3시 15분쯤에 보잔 얘기네??"


"아냐!! 오늘은 안늦을거에요~~"

진짜 3시 15분에야 만났습니다..
역시역시.. 이 놈의 시간개념 탑재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시켜야겠다는 다짐이 대체 몇번째인지... 후....


"오빠, 난 여기저기 은행 다~ 만들거야.. 그래서 지갑에 카드 꽉꽉 채워넣을거에요!"


"그래라.. 만들 돈은 갖고 왔나??"


"어? 돈 있어야 만들어줘요??"

역시 첫 통장개설이 맞네요..


"어, 한 천원은 있어야 통장 만들어줘 바봉아~"



스~윽, 손이 앞으로 나옵니다..


"빌려줘. 내일 줄게요"


"참내..하.. 여튼 가기나 하자.. 어디부터 가까? 저~기 가까운 국민은행부터 가보자.."


"아, 맞다! 오빠 오늘 나랑 같이 보건소도 가요, 나 보건증 신청하러 가야해요~"


"머야그럼, 진작에 차를 타고 나오라고 해야지~"


"헤헷! 뭐 집이 바로 죠~ 앞인데, 곰방이자낭~~"



우리는 몇 마디 나누기도 전에, 바로 국민은행에 도착해서 번호표를 뽑았습니다.

대기인수는 1명.

고객들 기다리는 소파자리에 앉자마자, 띵동~ 우리번호입니다.


"자, 그럼 저기가서 만들고 와..."


"아, 오빠빠, 이럴거면 왜 따라옴??? 같이가"

손을 덥썩 잡더니 끌고 갑니다..

아.. 귀차나.....
아니나 다를까, 창구언니가 시키는대로,
동그라미 친 곳에 인적사항 적는거,
이거내라저거내라 달라는대로 주면 되고,
비밀번호 알아서 입력하면 되는데!

여기서 민선이의 난관이 찾아옵니다.

언니가 깔아준 어플을 실행해서 인증서다운을 하는데,
비밀번호를 무조건 숫자+영문으로 8자 이상 해야한다고,
얘는 아직 이런 비밀번호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
어찌해야될지 대체 뭐라고 비번을 만들어야할지 감을 못잡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저의 방식대로 비번을 만들어 줬습니다....;;
외우기 쉽게 전화번호와 이름을 연상해서 신박한 조합을 만들어주니,
그제서야 이 오빠빠의 존재감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는지..
저를 쳐다보고 눈을 세 번 깜박임. 크흣


인증서를 만들고, 어플로 인터넷뱅킹도 되게 해놓고..

아직 고르지 못한 체크카드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에서,
저는 또 하도 답답하여 해피포인트 적립이 되는 카드 아무거나 하나 찍어줬습니다..
이걸 왜 못고르닝...


여차저차해서 거의 20분정도가 걸려 통장개설과, 체크카드 신청, 인터넷뱅킹 신청을 마무리하고,
아 돈이 없던 민선에게 저는 선물로 1만원의 입금을 해준 통장의 완성이 이루어졌습니다..

뭐, 정말이지 쉽더군요..



"오빠~ 나도 이제 금융인이다오~~"

"그러냥.. 대출의 노예가 되지만 말아라.."

"대출?? 대리출석이야??"

"됐고, 농협으로 가자, 빨리"



4시까지의 시간이 약간 남아, 바로 옆에있는 농협으로 자리를 옮겨서,
다시 대기번호를 뽑으니, 또 1명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

띵동~ 벨이 울리자 다시 자리로 가서 통장 만들러 왔다고 했습니다.

이제 이게 쉬운일이란걸 아는 민선이가 다 하도록 내버려두고,
두개 있던 의자 중 하나에 앉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고객님~ 한달 내에 새로이 통장 개설한 적은 없으시죠~??"

"네?? 방금 요 옆에 국민은행가서 만들고 왔는대요??"

"네에~?? 아, 그러시면 한달내에 다시 통장 못만드세요..
블라블라~
대포통장이 어쩌고저쩌고 블라블라~"


옆에서 저는 갑자기 웃음이 났습니다..하핫

민선이가 각 은행에서 통장을 만드려는 주 목적이 뭐냐면,
이 체크카드를 각 은행마다 만들어서 자기 친구들처럼 지갑에 꽂아 다니고 싶은 그 하나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저는 이 상황이 너무나 웃긴겁니다..

한달에 하나씩.. 크하하핫~


바로 인사드리고 쫓겨나듯이 나왔습니다.



"흐어웅웅흐어어어엉~ 머야이게~ 아까 국민은행 언니는 왜 안가르쳐줬던거야~~"

듣고보니, 이상했습니다.
분명 국민은행에서 만들 때, 이거 만들고 다시 다른 곳 가서 또 만들거라고 얘기했는데,
뭐야이거, 엿먹어 보란건지,

"네~ 고객님~ 그래도 국민은행 인증서로 깔으시면 됩니다~"

아, 그 인증서를 국민은행걸로 깔으라고 그런거야뭐야,
암튼 한달내 하나의 입출금통장만 만들 수 있단 얘기는 없었습니다.


여튼 그렇게 농협을 나서는데,


"오빠, 대포통장은 뭐에요?? 통장이.. 펑~ 터지나??"

어이없는 물음에, 우문현답.
사기치는 사기꾼과 노숙자들의 관계를 예로 들어 잘 가르쳐 줬습니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통장이 펑하고 터져??
이걸로 막 놀리는데, 그제서야 자기 농담한거라고 어떻게 통장이 펑 터질 수 있냐고 따지는데, 믿을 수가 있어야지 원..


여튼 그렇게 4시까지 금융인으로서의 한걸음을 마치고,
바로 차를 타고 근처 보건소로 직행했죠..


비가 주륵주륵 내립니다..
비오는 날, 자꾸 차 안에 습기가 차서 습기 없애느라 차가운 에어컨을 트는데,
자기 얼굴에 바람온다고 내가 틀면 꺼버리고, 틀면 꺼버리고..
결국 창문 쬐~금 열면서 운전했어요..
이러고 놉니다..


보건소에 도착하니,
얘 말고도 고딩으로 보이는 남자애들이 보건증 접수하러 왔더군요..

검사비는 1500원. 공짜가 아니었음..


"오빠, 설마 쟤들하고 같이.. 막 옷벗고 검사하는건 아니겠징???"

"당연히 탈의실이 다 따로 있겠지~ 그리고 옷을 벗는 정도의 검사는 안할껄??"


역시나, 검사는 아주 초간단,
가슴부위 엑스레이와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이 3가지 검사만 한다고 접수증에 적혀있었습니다..

2층 검사실로 들여보내고 한 5분 있었나??
걸쳤던 패딩을 벗은채 나오면서,

"오빠.. 뭔가 이상해.. 머야이거..."

"응?? 왜???"

"이게.. 단가...? 이게다야??"

"뭐야내가어케알어~ 가서 물어보고 와 어서"

"으음...."

하면서 다시 뒤돌아 검사실 안으로 들어가더니, 바로 나옵니다..

"이게 다래, 크흑, 근데 보건증은 12월 3일에 찾으러 오랭.."

"오늘 안나와??"

"응, 그 때 오라는데??"

"뭐야 귀찮게.. 그래도 접수증 버리지말고, 알바가면 사장님 보여드려~"

"네엡!"


그렇게 나오면서 하는 말이 가관..


"오빠빠... 있자나~"

"응??"

"음.. 있자나~ 면봉으로~~"

"응?? 모???"

"면봉으로 있지~ 거기를 푹! 찔렀어..크크큭큭크크큭"

"응??? 어딜찔러??"

아~ 생각이 났습니다.. 저도 예전 맥도날드 알바하던 친구가 해줫던 얘기가 있었거든요..
보건증 검사하러 가면 항문검사를 하는데, 그 얘기..

"푸하핫!! 니가 직접?? 아님 의사가??"

"머야~ 내가 직접.. 흐흣. 신기했음"


뭐.. 그렇다네요..





그렇게 저녁이 다가오고, 우린 돈가스를 먹으로 갔었죠..

지 딴에는 오늘 병원다녀오는 길이라고(보건소가 뭐 병원..) 많이 먹어야 한다네요..

역시나 둘이 먹기엔 넘치는 양만큼 주문 후,
딸려나오는 샐러드까지 싹 다 비우고 자리에 일어섰습니다.. 후후..
음식은 남기는게 아니라던 민선이의 철칙.
자랑스럽네요..



그렇게 하루가 슝~ 갔네요...




쓰다보니, 길게 썼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이상, 여기까지,

통장/보건증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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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nicalist
13/11/27 00:36
수정 아이콘
오늘은 덜부들부들잼
해원맥
13/11/27 00:39
수정 아이콘
덜부들부들잼 (2)
13/11/27 00:40
수정 아이콘
부들부들....
13/11/27 00:41
수정 아이콘
어쨌든 부들부들
소금인형
13/11/27 00:46
수정 아이콘
부들부들 하긴 하지만 예쁜 사랑하세요~물론 전 4일째 집에 못가고 있지만 말입니다?
현실의 현실
13/11/27 00:48
수정 아이콘
언제쯤피가흐를것인가...킁킁...
유혈사태가벌어지기일보직전인데크크크
누군이런거못쓸줄압니까!!!!부들부들
하늘빛우유
13/11/27 00:53
수정 아이콘
아무리 봐도 아라타 님 필력이 대단하시네요..
글을 볼때마다 다들 부들부들 만들고~
감모여재
13/11/27 00:57
수정 아이콘
한 번 제대로 부들부들 해주실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들부들?
가을독백
13/11/27 01:03
수정 아이콘
그렇게 자연스럽게 노예가 되어가는 아라타님..
허도환
13/11/27 01:06
수정 아이콘
부들부들..근데 이야기가 뭔가 묘하게 중독되네요. 빨리 다음편이 보고싶다..
AraTa_Higgs
13/11/27 01:11
수정 아이콘
오늘도 부들부들...?!?!
가을독백
13/11/27 01:15
수정 아이콘
보통 거기를 찌른 이야기를 듣는건 무지 어렵지 않나요(..)그래서 부들부들..?
루크레티아
13/11/27 01:22
수정 아이콘
너무 귀여워서 부들부들...
트릴비
13/11/27 01:44
수정 아이콘



Tristana
13/11/27 01:56
수정 아이콘
부들부들
13/11/27 02:23
수정 아이콘
면봉으로 찌르면 부들부들
13/11/27 03:35
수정 아이콘
빨리 12편이나 올려주시죠...
13/11/27 04:36
수정 아이콘
부들부들이 심해지네요.. 알면서 못끊는 이심정...
스테비아
13/11/27 06:36
수정 아이콘
새벽에는 좀 주무시죠!? 부들부들....
그아탱
13/11/27 06:48
수정 아이콘
중간까지 읽다가 자체적으로 중략해버렸습니다. 읽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들어오게 되는, 그리고 또 후회하게 만드는 마성의 글이네요. 젠장.
13/11/27 07:00
수정 아이콘
...ㅠㅠ
HOOK간다
13/11/27 07:33
수정 아이콘
오늘도 질투심에 눈물 빼고 몸을 떠시는 피쟐러님들... -_-;;
그아탱
13/11/27 08:32
수정 아이콘
이런 반응 보이시면서 다들 연애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AraTa_Higgs
13/11/27 08:40
수정 아이콘
제 말이!!
감모여재
13/11/27 09:38
수정 아이콘
14살 연하 여고생과 만나는 분은 드물지 않을까...마 그래 생각합니다.
그아탱
13/11/27 11:29
수정 아이콘
제 말이!!
13/11/27 23:01
수정 아이콘
제 말이!! (2)
동네형
13/11/27 10:05
수정 아이콘
보건증을 그렇게 만들면 수천장 만들었을꺼에요 아마...
수호르
13/11/27 10:19
수정 아이콘
고딩 이야기가 나름 중독성이 있어!!
분노가 차오르는데..
끊질 못하겠어!!
Fanatic[Jin]
13/11/27 10:47
수정 아이콘
차라리 정치글이 무해하다!!
싸이유니
13/11/27 11:07
수정 아이콘
화가난다...부럽다..차라리 정치글이 무해하다!!(2)
13/11/27 12:17
수정 아이콘
앵그리참치 화가난다 .....
커피보다홍차
13/11/27 12:48
수정 아이콘
크크크 보건증 신청 보자마자 생각했던 내용이 올라왔군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기아트윈스
13/11/27 18:20
수정 아이콘
며..면봉이 뭐 어쨌다구요?
들부들부
13/12/02 14:08
수정 아이콘
(뒤늦게네요 크크) 본인을 오빠빠.. 오빠빠!!!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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