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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1/01 14:27:00
Name 시케이더
Subject [일반] 악몽같은 연말이 지났네요.
(1, 2번째 사건은 다른 분들도 확인을 해보실만하다 생각하여 자세히 적겠습니다.)


첫 번째 사건 (부제 : 잘못은 우리가 했어도 고객은 따지지 마라???)

12월 27일 목요일.


한 인터넷 전용선을 2005년에 가입해서 꾸준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3년 약정(28,000원)을 했는데 약정이 끝난 후 업체 측에서 약정 없이 요금을 할인해 준다고 하여 23,150원이라는 금액으로 지금까지 사용을 해왔습니다.

지난 10월 인터넷 품질이 불안정하여 상담전화를 하게 되었고 상담원이 광랜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사용하는 인터넷은 아버지께서 인터넷 고스톱을 하시는 용도가 주인지라 필요치 않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상담원은 3년 약정을 하게 되면 지금 상품을 18,370원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고, 어차피 같은 품질을 5천 원 정도 할인받을 수 있는 거라 3년 약정에 동의를 해주었습니다.

한데 목요일 오후 이메일로 날라온 요금 명세표를 보니 22,880원이 청구되었더군요.

요금이 잘못된듯하여 업체 측에 전화하였습니다.


저 : 요금이 잘못 청구된 것 같은데요.

상담원 : 어떤 부분이 잘못되셨나요?

저 : 10월에 3년 약정하면서 18,370원에 하기로 했는데 22,880원이 청구되었네요. 확인 좀 해주세요.

상담원 : 고객님 지난 상담내역을 확인해본 결과 18,370원이 맞으신대, 저희 쪽에서 신청된 요금제는 22,880원으로 되어있습니다. 죄송한데 이 부분은 저희가 수정을 해드릴 수 없는 부분입니다.

저 :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전 분명히 18,370원 요금으로 해주신다고 해서 3년 약정을 한 건데요.

상담원 : 고객님께서 그렇게 하신 게 맞는데 그 당시 상담원이 신청한 요금제가 22,880원으로 되어있어 저희가 수정을 해드릴 수가 없네요. 제 직권으로 지난 2달간은 20,000원까지 내려 드릴 수 있지만 남은 기간은 해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 : 아니 업체 측 상담원이 고객과 상담한 내용과 다르게 본인 실수로 요금제를 잘못했으면 수정을 해주셔야 맞는 게 아닌가요? 고객 잘못도 아닌 상담원 실수로 잘못 기재된 요금을 왜 고객이 부당하게 3년간이나 내야 하는 거죠?

상담원 : 네 맞는 말씀인데 이 부분은 저희 쪽에서 수정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 : 죄송하다는 말씀 들으려고 전화한 게 아닙니다. 해결책을 알려주세요. 업체 측 실수로 제가 부당하게 3년간이나 요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시면 어떻게 하나요?
만약 지난 상담하신 분이 50,000원짜리 요금제로 신청하셨으면 전 그냥 3년 동안 매달 50,000원을 내야 하는 건가요?


이후 1시간 정도 통화했는데 상담원은 무조건 '미안하다. 그러나 해결해줄 방법이 없다'는 말의 도돌이표더군요.


저 : 지금 상담하시는 분이 해결 못 하시면 해결할 수 있는 윗분 좀 바꿔주세요.

상담원 : 연락처 남겨주시면 팀장님께 전화하라고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후 전화를 끊었고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상담원 : 지금 업무 마감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팀장님께서 바쁘셔서 내일 전화를 건다고 하시네요.

저 : 전화 통화하는데 1~2시간 걸리는 것도 아닌데 오늘 중으로 꼭 통화 좀 해야겠습니다.

상담원 : 긴급으로 전화하라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긴급으로 전한다는 말에 전화를 기다렸으나 2시간 정도 지나서 업체 측 팀장이라는 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팀장 : 고객님 확인해보니 저희 쪽에서 실수가 있었네요.

저 : 해결할 방안을 말씀해주세요.

팀장: 일단 기존 신청된 요금제는 바꿀 수가 없어서 매달 22,880원씩 청구가 될 것입니다. 대신 3년간 매달 차액만큼의 금액을 일시금으로 고객님 통장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저 : 해결해 주신 점은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상담원에게도 이런 내용에 대해 교육이 있어야 할 듯하네요. 업체 측 잘못 때문에 고객이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되었는데 상담하시는 분들이 이런 내용에 대해 아무런 해결책을 말씀해주시지 못하는 건 조금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요?

팀장 : 네, 상담원들에게 교육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팀장이라는 분하고는 5분도 통화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제가 평소처럼 요금 명세표를 신경 쓰지 않았다면 3년간 부당요금을 청구받았을 것입니다.
또 상담원과 통화 시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에 그냥 끊었다면 역시 3년간 부당요금을 내야 했을 것입니다.

혹시나 다른 분들도 명세서를 확인해보시고 부당요금이 청구되었다면 꼭 반환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사건 (부제 : 눈뜨고 코 베어 가는 세상)

12월 28일 금요일.


퇴근 후 집에 오니 보일러 배관 수리로 30만 원을 지급했다고 부모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후에 웬 여자가 "보일러점검입니다"며 들어오더랍니다.

부모님은 도시가스 같은 점검인 줄 알고 들어오라고 하셨고 보일러실에 가더니 보일러에 물이 샌다고 수리해야 한다고 하며 도시가스 점검하시는 분처럼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더니 묻지도 않았는데 기사를 불러준다고 하며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10분도 안 돼서 기사라는 사람 2명이 와서 보일러 배관을 보더니 고쳐야 한다고 했답니다.

가격은 32만 원이라고 했는데 부모님께서 비싸다고 했더니 30만 원으로 할인해준다고 했답니다.

사실 집이 지어진 지 10년이 넘은 지라 보일러 배관 쪽에 문제가 약간 있기도 했었고, 기사라는 사람들이 '도시난방관리'라는 회사의 사원증도 목에 하나씩 걸고 있어서 부모님으로서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시고 수리를 하신 거죠.

말씀을 듣고 인터넷에서 '도시난방관리'라고 검색을 해보니 사기업체라고 주르륵 뜨더군요.

근데 문제는 이들을 어떻게 신고조차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30만 원에 공사하라고 허락을 하신 거라 저들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거죠.
(일요일에 보일러 기사가 보고 나서 부품도 젤 싸구려를 사용했고 자기한테 맡기면 15만 원이면 더 좋은 부품으로 해줄 수 있다는 소리를 하면서 염장을 지르시네요. ㅠㅠ)

이들에 대한 해결책은 처음 여자가 기사를 불러준다고 했을 때 거절하는 수밖에는 없다는 겁니다.

혹시라도 집에 누군가 보일러 검사라고 나와서 보일러 청소를 해야 한다거나 수리를 해야 한다는 소리를 하면 무조건 거절하고 돌려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 사건 (부제 : 자나 깨나 불조심!!!)

12월 29일 토요일.


오전 11시쯤 아버지께서 급하게 부르십니다. "시케이더야. 빨리 나와봐라. 불났다!"

저희 집은 반지하 포함 4층짜리 다가구 주택인데 반지하에서 불이 난 거죠.

근데 불이 난 곳이 장애를 가지신 60대 할아버지께서 혼자 살고 계시는 집이었습니다.

혹시나 할아버지께서 못 나오고 계시면 더 큰 일이기에 급한 마음에 비상키를 찾아서 후딱 뛰어 내려가 문부터 열었습니다.

입구 쪽이 활활 불타올라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어 할아버지를 불렀지만, 대답이 없으시더군요.

그사이 아버지께서 119에 신고를 하셔서 소방차가 오고 있었습니다.

근데 여기서 또 문제가 저희 집 앞길은 노면주차를 하는데 저희 집 쪽은 주차라인이 그어져 있어 돈을 내고 주차를 합니다. 하지만 반대쪽은 소방도로라 주차라인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앞쪽에 사시는 분들은 평상시에 그냥 불법주차를 하시는 거죠.

하필 불이 나서 소방차가 들어와야 하는데 길 입구부터 불법주차 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못 들어오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진짜 이때는 욕이 나오더군요. 화재가 더 크게 번질 수도 있고 혹시나 계시는 할아버지께서 못 나오셔서 변이라도 당하면 큰일인데.
불법주차한 사람이 눈앞에 있었으면 한 대 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때 소방관들께서 고맙게도 호스를 들고 직접 50m 정도를 급하게 뛰어오셨습니다.

다행히 입구 쪽만 불이 난 상태이고 초기 상태여서 화재는 금방 진압되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다행으로 할아버지께서 오전 일찍 복지관에 가셨다고 확인되었습니다.

화재 원인은 전기가 누전되어 발생한 화재였습니다.


우리 집이 재수가 없는 게 여기서 또 발생합니다.

5년짜리 화재보험이 작년에 만기가 되었는데 연장하라는 설계사의 말에 아버지께서 생돈 들어가는 거 같아 거부하신 거죠.

결국, 수리비만 수백만 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끝나면 섭섭하겠죠.

그래서 마지막 보너스!!!

이날 오후에 1층집 보일러가 터져서 물이 새버립니다. 지하 화재 수리 전에 1층 보일러 물 새는 것부터 막아야 해서 이것 역시 설비업자를 불러 공사를 하는 중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저녁 2층집이랑 저희집(3층)의 보일러도 모터가 나가버려 저녁때는 보일러 기사를 불러 수리를 했습니다.


정말 지난 3일간은 뭐에 홀린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버지 암 수술로 시작한 2012년은 중반에 외할아버지께서 별세하시고 연말에는 사기와 화재로 끝마치네요.

2012년은 정말 악몽과 같았는데 2013년은 조금 나아지겠죠?


피지알 회원분들도 201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들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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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一切唯心造
13/01/01 14:35
수정 아이콘
액땜하셨다고 생각하셔야겠네요
저도 며칠 전에 어머니께서 2백만원 사기당하고 오셔서 맨붕이었습니다
태연O3O
13/01/01 14:39
수정 아이콘
새해에 좋은 일 생기려고 액땜 하셨다고 생각하시고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
Kiling본좌
13/01/01 15:21
수정 아이콘
아.. 읽기만 했는데 어지럽고 화가 나네요.
액땜하셨다고 생각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실겁니다.
Abrasax_ :D
13/01/01 15:48
수정 아이콘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13/01/01 16:14
수정 아이콘
액땜이라고생각합니다.
올 해 대박나시겠어요! 꼭 그러실꺼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은 이번 1월에 약정이 다되서 바꿀 예정인 잘 참고해야겠네요.
시케이더
13/01/01 16:32
수정 아이콘
一切唯心造님, 태연O3O님, Kiling본좌님, Abrasax_ :D님, 개리님//
감사합니다. 저 역시 그냥 2012년은 액땜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전용선은 잘 해결 되었고(본인들 실수라고 3년 차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보냈더군요),
사기꾼들 관련해서는 동네 사시는 어머니 친구 분 역시 같은 날 사기를 당하셨는데 그 분은 50만 원을 주셨다네요. 30만 원으로 막은걸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_-;;
화재 사건은 혹시나 할아버지께서 못나오셨거나, 더 큰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아버지께서 일찍 발견하신 점 등에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가스 쪽에 옮겨 붙기라도 했다면 1,2층 사시는 분들도 큰일 날뻔 했는데 말이죠.

어제 꿈에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서 같이 일하는 꿈을 꿨는데 로또나 한장 사봐야겠네요..^^
13/01/01 22:07
수정 아이콘
2번의 경우 '전기관련'사기도 있습니다.
가령 '전기점검나왔습니다'하고 사원증은 한국 전기공사 이런 비슷한 사원증 목에차구요..
그리고는 전기누전 차단기를 설치한다거나 비슷한예로 가스누출 차단기 설치명목으로
약 30여만원을 받는..

일본에서 시작된 사기에가까운 사업이라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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