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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29 22:37:30
Name 화이트데이
Subject [일반] 세상에 쉬운 건 없다를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


기다리던 전역 날이 왔고, 밖에 나와서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하나씩 하기 시작했다. 복학할 때까지 아버지의 일을 도우면서 남는 시간에 하나하나씩 하고 있다. 배우고 싶던 악기도 배우고, 운동도 배우고 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겨우 한 달이 지났음에도 느끼는 것은, 세상에 쉬운 것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입대하기 전까지는 내 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줄 알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3월에 모의고사를 보니까 원점수가 합쳐서 500점 만점에 250점도 안나오더라. 담임선생님께서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지방 사립대를 거론하였고 그 때부터 공부에 대한 열의를 태웠다. 하루에 4~5시간 자면서 수능 때까지 쉴틈 없이 공부했다. 6시간 이상 자는 경우는 일요일과 수능 전 날을 제외하고는 단 하루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국 수능 때 원점수를 400점 가까이까지 끌어올렸고 나름 이름 있는 대학에 들어갔다. 워낙 자존심이 강한 성격이어서 그런지, 나 자신에 대한 대견함보다는 '아, 아깝다.', '도대체 서울대가는 놈들은 얼마나 공부를 잘하는 놈들이야.' 와 같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나 생각보다 똑똑한가봐' 같은 생각도 들긴 했다(...).

대학교 때도 (지금 생각해보면 교양 과목은 정~말로 쉬운데=_=;;) 공부는 굉장히 어려운 존재였다. 특히 처음으로 (영어 수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어로 된 서적들은 나를 멘붕에 빠뜨렸다. 군대에서도 이 것 하던 사람, 저 것 하던 사람이 왔지만 생각보다 '공부를 잘하던 사람'은 드물었다. 그렇기에 내가 생각하던 '공부는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는 생각이 크게 부정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 그 생각이 철저히 깨지고 있다. 처음 등록할 때 강사들이 하나같이 했던 말이 '결코 쉽지 않다' 였다. 정답이었다. 운동도 결국 공부를 해야하는데 몸까지 쓴다, 실용음악(보컬)도 결국 공부를 해야하는데 음악에 대한 선천적이 이해도를 요구하였다, 악기를 다루는 것 또한 공부였다. 모두들 다른 방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고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다 똑같았던 것이다. 많은 것을 느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느낀게 '세상에 쉬운 일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다' 였고 '공부 안하는 사람들은 노력을 안한 사람들이다' 라는 편견도 철저하게 깨졌다. 그들은 단지 '학업'이라는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자신의 공부를 모조리 쏟고 있었을 뿐이었다.


..



오늘 자존심이 철저하게 파괴된 날이었습니다.

실용음악학원에서 숙제로 내준 것들을 이것 저것 해보는데 되는게 하나도 없네요=_=크크크. 원래도 한 하루에 6시간하면서 1년 정도는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더 걸릴 것 같기도 하고요. 퇴근하고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연습하다가 안되서 결국 GG치고 오늘도 회사에서 혼자 궁시렁궁시렁대다가 퇴근해서 또 연습하다가 안되서 한탄합니다~.

혹시나 공부 어렵다고 다른 거에 열심히 눈돌리시는 학생 분들이 있다면 제가 확답드릴 수 있습니다. 다 똑같이 정~말 어려워요ㅠㅠㅠㅠ. 차라리 전공 공부가 나아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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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맥
14/05/29 22:47
수정 아이콘
쉬운게 있나요 크크
그냥 근성으로 해나가는거죠
근성!
Budweiser
14/05/29 22:47
수정 아이콘
저도 개인 보컬 레슨을 받고 있습니담반 학원보다는 개인 레슨을 받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화이트데이
14/05/29 22:50
수정 아이콘
위 수업도 1:1 방식입니다. 제 표현이 좀 이상했네요.
절름발이이리
14/05/29 23:05
수정 아이콘
반대로 말하면 다 그게 그거니까, 무언가가 특별히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그냥 즐기면서 하면 다 할만한 거고, 즐기지 못하면서 하면 다 힘든거고 뭐 그런게 아닌가 마 그리 생각함다.
화이트데이
14/05/29 23:38
수정 아이콘
이 것도 묘하게 말이 되네요~.
14/05/29 23:14
수정 아이콘
쉬운 것도 없지만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콩먹는군락
14/05/29 23:15
수정 아이콘
흐흐 힘내세요
캡슐유산균
14/05/29 23:23
수정 아이콘
수석들은 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쉽다고 하더군요.
절름발이이리
14/05/29 23:24
수정 아이콘
뭐 성적 잘나오는 사람들이 공부를 더 쉽게 여기는 건 맞겠지만, 그것도 사람 나름인듯..
유경아사랑해
14/05/29 23:37
수정 아이콘
그래도 부럽네요~
저도 전공공부 말고 자기계발 좀 하고 싶은데
시간이 도저히 안나요ㅠㅠ
화이트데이
14/05/29 23:38
수정 아이콘
저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싶어서 악착같이 합니다.
전공 공부하는 친구들보면 도저히 시간이 안나올 것 같아서요.
14/05/29 23:53
수정 아이콘
나이를 먹고 돌아보면 그나마 수능공부가 노력한만큼 나오는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것들은 잘 하려면 노력은 물론이거니와 재능도 요구되는거 같아요~
14/05/29 23:57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저는 나이 먹고 보니 공부보다 일이 훨씬 쉽습니다 ㅡㅡ...
근데 예체능쪽은 또 공부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크크
크리스콜먼
14/05/30 00:08
수정 아이콘
저 같은 경우는 음악하다 공부로 돌린 케이스인데 공부가 더 쉽네요 크크크
LadyBrown
14/05/30 00:43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으로 운동보다 공부가 더 쉬운것 같습니다
지나가는회원1
14/05/30 00:54
수정 아이콘
악기는 정말 정말 안 늡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피아노 반주과정을 밟고 있는데, 리신도 안되는 손으로 반주하려니 재미는 있는게 죽겠습니다.
본인이 할 수 있는걸로 노래 하나라도 해보세요. 그럼 진짜 재밌습니다.
王天君
14/05/30 02:01
수정 아이콘
제가 그 마음 알죠. 마음은 쇼팽인데 손가락은 세일러문도 버거워합니다.
체르니가 의외로 어렵더라구요.
저지방.우유
14/05/30 01:15
수정 아이콘
공부가 제일 쉽다 - 이 시대의 명언이죠
두둠칫
14/05/30 02:00
수정 아이콘
전 제가 잘하는게 없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낭만토스
14/05/30 03:35
수정 아이콘
개인의 재능이라고 봅니다
호날두,메시한테 공부해서 노벨상 타라고 해보세요 못할겁니다.(발롱도르를 노벨상이라고 치면 -_-;)
개개인의 재능이 있는데 그걸 찾아서 열심히 하는 사람은 성공하는거죠

마치 FM에서 능력치 가려져있는 선수와 같다고 봅니다
능력치가 가려져 있는데 그냥 다짜고짜 공격에 박아놓으면 잘할까요?
스카우터 보내고 능력치 알아보고 적절한 위치에 박아놔야죠
골결정력 3 몸싸움 20 태클 19 수비위치선정 18 공격위치선정 5 드리블 3 이런선수 공격에 박아놓는 것과 같은 이치죠(능력치가 보이지 않지만)

그런데 현실은 게임과 같지 않아서 그렇게 명확하게 나오지 않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의 재능을 찾는 수 밖에요

다만 그게 안되면 그냥 공부하는게 가장 무난하고 실패확률이 그나마 적다고 보네요
Fanatic[Jin]
14/05/30 03:45
수정 아이콘
공부(수능과 여러 공무원 시험 등등)이 보통사람들에게는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와서 요새 다들 매달리는거죠...

다른분야는...재능이 필요...

재능이 없다면 본인의 적성이라도 필요한데...적성찾기라...이게 참 힘들죠...
Homepage
14/05/30 09:11
수정 아이콘
하다못해 게임하는 것도 공부해야 하죠 상위에서 놀라면
14/05/30 11:07
수정 아이콘
사실 공부도 재능이죠. 학문뿐만 아니라 시험공부도 결국에는 재능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다만 피겨 세계 상위 0.5%는 실패한 운동선수이지만 공부 한국 상위 0.5%는 나쁘지 않은 정도니 그게 드러나지 않을뿐이라고 봅니다. 공부가 제일 쉬웠다던 장승수나 공부폐인 고승덕도 연수원에서 상위권을 랭크하지 못한거보면.. 재능빨이죠 여기도
14/05/30 11:09
수정 아이콘
쉬우면 재미없죠 :-) 그래서 인생이 재밌는거 아니겠습니까? ^^;
14/05/30 11:35
수정 아이콘
저는 오늘 자존감이 바닥치는 날이네요. 한 주 내내 열심히 준비해서 보고 했는데, 컨셉 자체가 달라서 아얘 보고 드리지도 못했어요. 다시 시작하는건 문제가 전혀 되지 않지만 얘기 꺼낼지도 못할 진부한 컨셉을 잡고 있었구나, 라는 부분에서 졸지에 쓸모없는 사람이 된 기분입니다. 엄청난 하루의 시작이네요. 공부는 어려우면 하면 되는데, 이건 뭐 방법이 없네요. 뇌를 갈아치우고 싶은 기분입니다....
지구사랑
14/05/30 11:37
수정 아이콘
긍정적으로 보면, 세상이 이렇게 넓고 알아야 할 것은 많구나, 하고 생각하면, 의욕이 불타오를 수 있을지도...
쿨럭... 죄송합니다.
wish buRn
14/05/30 12:23
수정 아이콘
재능이 없으면, 사람을 갈아넣으면 됩니다 크크
YoungDuck
14/05/30 14:46
수정 아이콘
재능과 흥미죠.
직업으로 삼는 것은 재능이 있어야겠고
취미는 계속 흥미를 유지할 수 있으면 되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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