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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16 22:24:51
Name 화이트데이
Subject [일반] [스포/리뷰] <해무>, 스릴러 그 집중도의 중요성


드디어 어제를 기점으로 군도, 명량, 해적, 해무를 모두 다 보게 되었다. 하지만 네 영화 전부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다면 이른바 '지나친 배우들의 하드캐리'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이 말인즉슨, 영화 시나리오나 영화 내의 캐릭터성은 별로이지만 배우들의 소름돋는 연기와 표현력으로 그 것을 배로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특히 명량과 해무는 그 중에도 톱을 달리는 하드캐리 현상을 보여준 영화가 아닐까 싶다.


해무는 네 영화 중 유일한 스릴러 영화이다. 배라는 고립된 공간, 의도치 않게 발생한 사고, 사고 안에서 드러나는 추악한 인간의 본성. 나름대로 영화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릴러물의 시나리오이다. 이러한 영화의 경우, 배우와 캐릭터를 정말로 심하게 타는 편이다. <해무>의 경우, 배우들의 연기력은 전반적으로 기대한 바, 그 이상이었다. 배우 라인업을 보라. 김윤석, 문성근, 김상호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톱 연기파들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더욱이 박유천은 드라마로 나름 평타 이상의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이며, 한예리나 유승목, 이희준 또한 나쁘지 않은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캐릭터들이 배우의 연기력을 따라가지 못했다.


영화의 시나리오 자체는 중반까지 괜찮았다. 스릴러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은근히 코미디적인 요소를 삽입하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다. 터무니 없는 코미디는 맥을 풀리게 할 수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해냈다. 이 부분은 칭찬할만하다. 하지만 정확히 기관장(문성근)이 죽으면서부터 영화의 기류가 묘해지기 시작한다.


우선 선장(김윤석), 기관장, 갑판장(김상호) 세 캐릭터는 표현이 나름대로 잘 되었지만 2% 부족했다. 그러나 그 부족한 부분을 배우들의 연기력이 채워냈다. 배와 선원을 챙기지만 끝내 배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며 서서히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선장, 극중 인물 중 동식(박유천)을 제외하면 가장 인간성을 유지하나 결국 완전히 상실되어가는 인간성을 버티지 못하고 미쳐버린 기관장, 끝까지 이성적 판단을 유지하는 듯 했으나 점점 선장의 비인도적인 명령에도 복종하는 갑판장. 나름대로의 추악하면서도 아름다운 인간성을 잘 표현해냈다. 약간은 부족함이 있었던 캐릭터들이지만 배우들은 소름돋는 연기력으로 이를 배로 표현해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홍매(한예리)이다. 그녀는 후반부 극 중 캐릭터의 키포인트가 된다. 하지만 그녀가 주도권을 휘어잡으니 쓸데없는 멜로의 삽입이 되어버리고 가장 크게 폭발한 부분이 바로 정사신이다. 자, 상상해보라. 눈 앞에서 선장이 기관장의 머리를 내려쳐 죽이고 시체를 유기했다. 그 것을 불과 10m 앞에서 목격한다. 그 와중에 섹스가 하고 싶나? 정말 관객 상당수가 수근대더라. 정 그 둘을 벗기고 싶었다면 차라리 그 이전에 거사(?)를 표현해냈어야 했다. (기관장이 그들을 목격한 직후라던가.) 그녀는 그저 상실된 인간성 속에 표류해있는 최후의 목격자이자 유일한 여자 그 이상으로 갔으면 안됐다.


그리고 지나친 멜로의 삽입으로 영화 결말은 너무나도 어처구니없게 끝내버렸다. 파국으로 치닫는 청진호의 유일한 생존자들, 하지만 그녀는 뜬금없이 주인공을 버리고 사라진다. 꼭 다시 만나자고 인사하고, 목숨 구해준 사람을 그냥 버리고. 감성적인 생각으로는 '누구 때문에 배랑 사람이 저 지경이 됐는데 혼자 말도 없이 도망가냐', 이성적인 생각으로는 '결말 참 더럽게 허무하네' 로. 그리고 6년 뒤, 재회를 암시하지만 그녀는 이미 어엿한 한 가정의 주부가 되어 자식 잘 낳고 살고 있으니 뭐하는건지 감도 안오더라.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두 번째 문제점은 창욱(이희준)과 경구(유승목)이었다. 그 중에서도 창욱. 그는 상실된 인간성 중에서 성욕적인 부분을 암시하였다. 물론 극단적 상황 속, 남초적 집단에서 여성의 존재란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희롱의 대상이 되고 이성을 유지한 집단의 갈등이 선하다. 하지만 그는 정말 뜬금없이 지속적으로 섹스를 갈구한다. 배가 한 몇주 째 고립된거면은 모르겠다. 해봤자 출항 며칠 째인데 왜 그렇게 섹스에 미쳐있는지, 심지어 그 여자 때문에 미쳐버리는건지, 그 미쳐버린 정신으로 심지어 경구까지 죽이는지. 공감도 안되고 파악 조차 할 수 없는 이상한 캐릭터였다. 차라리 아예 지워버렸어야할 캐릭터이다. 경구는 복합적으로 상실된 인간성을 대변한다기에는 지나치게 애매모호한 감이 있었다. 폭력적으로나, 선정적으로나.


이 영화는 남초적이다. <황해>나 <악마를 보았다>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꽤나 피와 살이 난무하는 영화이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최소한 여성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암시하거나, 아예 드러내지조차 않는다는 점이 있다. 최소한 주제 자체에 겉돌면서 필요한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존재가 될지언정 그 이상이 되어버리면 영화 자체가 스릴러와 멜로 사이의 어중간한 포지션에 위치하게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우쳐준 영화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영화가 그럼에도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을 놀랍게도 집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데는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중반까지만 지속된 시나리오가 존재했다. 배우의 하드캐리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정말 용두사미의 극대점을 찍는 영화가 되었으리라 장담한다.



- 한줄 요약 : 중반까지 지속된 용두사미 시나리오, 그 안에서 배우들의 하드캐리


- - - - - - - - - - - - - - - -

이래저래 해무나 명량이나 해적이나 군도나 결국 실망만 가득찬 영화가 가득 되었습니다. 배우들의 이름값에 제가 너무 과한 기대를 한 탓일까요? 오히려 아무런 기대안한 해적이 제일 보기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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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둑
14/08/16 22:31
수정 아이콘
저도 올여름 big4를 다봤습니다. 평소에 다크한 영화를 좋아해서 그런지 해무를 가장 좋게봤네요. 본문 리뷰에 공감합니다.
14/08/16 22:33
수정 아이콘
정사씬의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홍매가 의심하던 동식을 한방에 이해해버리는 순간이라고 봐서요.
기관장과 동식의 관계를 좀 더 표현했으면 좋았겠지만, 홍매의 눈으로 봐도 동식에게 잘해주던 (거기에 배에서 유일하게 인자해보이던) 기관장의 죽음으로
동식의 혐의는 벗겨지고, 동정심+애정이 생겼다고 보여지거든요. (그리고 극단으로 몰리면 둘다 그럴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도피+넋나감으로)

스토리야 뭐 중간부터 대충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전 요새 김윤석씨가 너무 비슷한 배역만 맡는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화이떄도 그렇고, 잘하기도 하는데 너무 "김윤석 아니면 못하겠네" 싶은 느낌만 주는 거 같아서요.

별개로 스토리도, 연출도, 연기도 나쁘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론 그렇게까지 재밌진 않았습니다.
기아트윈스
14/08/16 22:35
수정 아이콘
이제 올 말 인터스텔라에 기대를 거는 걸로..
tannenbaum
14/08/16 22:39
수정 아이콘
+1
싸구려신사
14/08/16 22:37
수정 아이콘
저도 갑작스레 관계맺는장면은 참 억지스럽더군요.
이부분 외에도 너무억지같은 부분들이 보이더라고요.
또한가지 별로였던건 캄캄한 씬들의 연속도 관객입장에서는 보기 불편하던데, 시체처리하면서 안개속에서 진행된 장면들은 너무나 불편하더군요
ComeAgain
14/08/16 22:42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봤는데...

어... 어... 하다가 어? 끝?
했어요... 허허, 올 해는 영화를 다 왜 이리 만드는지ㅠㅠ
까리워냐
14/08/16 23:04
수정 아이콘
한예리 배우가 나오니 일단 보긴해야겠는데...
14/08/16 23:19
수정 아이콘
4작품 중에서 해적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14/08/16 23:21
수정 아이콘
처음에 김윤식이 말하는 재수없게 여자가 타 가 이영화의 모든것같았습니다
비약일지 모르나 중간에 기관실에서 홍매가 파이프를 잘못건들여서 가스가 세서 사람이 죽고
동식에게는 서울에 친오빠 보러간다고 했지만 동식을 혼자두고 떠난점
육년후 아이 나이를 보건데 친오빠가 아닌 연인을 찾아간것 같습니다
결국 홍매가 모든일의 원흉...... 이라고 생각합니다
힐라룸
14/08/16 23:50
수정 아이콘
전 홍매가 기계를 건들여서 김이 새는 장면은 그냥 웃음을 주려고 넣은 장면이라고 봤습니다. 홍매가 깜짝 놀라서 멋쩍어하는 모습이 귀여...
배가 자꾸 망가지고 문제가 많다는건 영화 초반부터 언급되었었고 홍매랑은 상관없이 원래 하자 있던 배가 재수없게 망가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14/08/17 00:03
수정 아이콘
기관장빼고 모든 선원과의 갈등의 중심이 홍매고 결국 동식도 버리고 원래 연인을 찾아간듯한 결말은
중간 홍매의 가스관 장면을 쉽게 볼수 없다고 봐요
취한 나비
14/08/17 00:05
수정 아이콘
저도 영화보면서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초반에 친오빠인지 그냥 오빠인지 묻는 질문이 복선같았거든요.
동식이는 홍매를 위해 모든 것을 버렸는데, 홀연히 떠나간 것 자체가 그런 이유 아니면 없겠죠.
(결혼하면 한국국적 자동취득으로 불법체류자 신세를 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서 두 아이 중에 장녀는 동식이의 아이일 것 같습니다.
딱 여섯 살정도의 나이로 보이더라고요.
워3팬..
14/08/16 23:28
수정 아이콘
정말 누가 이 영화 본다고 하면 뜯어 말리고 싶네요.

요근래 돈 아깝다고 생각한 몇 안되는 영화
치토스
14/08/17 15:52
수정 아이콘
저랑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이 계시다니 반갑네요.
스릴러인데 하나도 긴장감 안들고, 스릴러인데 영화 보는내내 지루했던적은 처음이였네요.
개인적으로 김윤석씨 나온 영화중에서 최고 재미없던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고, 해무 보느니 명탐정코난 극장판 보는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세계구조
14/08/16 23:31
수정 아이콘
홍매가 그 순간에 동식을 어떻게든 확실한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벗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이해가 잘 안돼서요
14/08/17 00:03
수정 아이콘
한줄요약
나쁜년...........
취한 나비
14/08/17 00:14
수정 아이콘
올 여름 기대하던 4 편의 대작이라고 불리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충무로 최고의 자원은 배우다.
그리고 좋은 각본가들 육성이 정말 필요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작가들 대우 좀 잘 해줬으면 합니다.
다시는 영화 시나리오 다섯 편이나 계약하고도 굶어죽는(아무리 지병이 있었다지만) 비극은 더 이상은 없었으면 합니다.
영원한초보
14/08/17 00:19
수정 아이콘
영화는 수다다에서도 정사신이 뜬금 없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감독은 억울해 하면서 설명 많이 했다고
원작이 연극인걸로 아는데 시나리오가 다른건지 궁금하네요
강가딘
14/08/17 13:59
수정 아이콘
희곡과 시나리오는 같은 내용이라해도 무대와 스크린이란 표현매체의 특징때문에 상당부분 달라지죠
왕의남자의 원작인 연극 "이"만 봐도 영화와는 많이 다릅니다
정어리고래
14/08/17 00:23
수정 아이콘
김윤식씨는 정말 하는 배역이 많이 비슷해졌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 계속 보면서 화이가 생각나더군요 박유천-여진구가 오버랩되면서..
배우들 연기는 역시 아주 좋았고 박유천씨 연기도 기대이상으로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다들 말씀하시지만 중반 넘어가면서 캐릭터의 변화가 너무 급작스러웠다고 할까요?
갑판장이나 경규는 욕망과 공포라는 것 때문에 이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고, 기관사야 이성을 놓아버려 미쳐버린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갑작스럽게 시체를 아무렇지않게 토막내는 선장이나 여자만 찾아다니는 창욱은 이입을 하려고 해도 조금..그나마 김윤식씨가 잘 살려서 선장역할은 부자연스러움이 덜 했는데..조금 어색했다고 해야하나요?
그래도 스릴러라는 장르에 있어 어느정도 잘 만들어 놓은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잔인했지만 잘 봤어요
그리고 홍매 이 나쁜...
사티레브
14/08/17 00:37
수정 아이콘
전 그냥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만족하는 영화였네요
맘에 안드는걸 꼽자면 철주가 바다로 가라앉을때가 뭔가 약간 민망했을뿐이구요
나름의 끈은 6+1을 끌고가야하는 상황에서 극적 변화가 있어야 할 시점에 이전에 다 꼼꼼하고 친절한 복선으로 던지기 힘드니 조금씩 던지고 넘어가니 의아했다고 생각되고 실낱같지만 하나하나 이어보면 나름 충분히 다 이해가 갔습니다 오히려 현실같아서 더 극적이었고
그리고 홍매의 판단도 당연하다고 생각됐네요 그 수라도를 겪은 남자와 살면 삶이 계속 그럴텐데 기억하고 그리워하되 (그리고 배우 인터뷰처럼 첫째딸도 동식의 아이같으니) 벗어나긴해야겠죠 동식도 해변가의 씬에서 그걸 받아들인 모습이었고
선토린
14/08/17 00:38
수정 아이콘
저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영화가 보여주고 싶었던건, 예를 들면, 시험공부를 하지않고 늦게까지 질펀하게 놀아버린후의 새벽 이라던가, 회사 프로젝트에서 좋은 기획을이끌어내지못한 마감일 하루전 이라던가 하는 '우리의 미래가 얼마만큼 나쁘게 끝날지를 아는 사람들에게서는 어떤 독들이 나오는가'..를 잘 보여준 이니지의 영화같아서 좋았습니다.
홍매의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다분히 마츠모토 세이쵸의 소설같았습니다.
날두야울지마
14/08/17 00:48
수정 아이콘
저도 생각했던것 보다 많이 실망했습니다. 오늘 접속 무비 월드에서 감독님 나와서 이야기 하시던데 김태훈 씨가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인물들에 대해서 약간 설명이 부족햇다고 했는데 감독님은 그걸 설명해주는 부분이 영화에 조금씩 있었다고 했는데 저는 그런 부분을 찾아내지 못햇습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 머 이런걸 수도 있는데 문성근씨가 왜 그렇게 변했는지 자세한 설명도 없었던것 같고 전체적으로 인물들의 변화에 대해서 설명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극초반에라도 그 인물들이 왜 그렇게 변할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한것 같았는데 그런것도 없고 그리고 나머지 인물들도 약간 그랬구여 약간 짜임새가 부족 했다라고 할 수 있었네요. 그 부분만 부가 설명이 되었었다면 생각보다 괜찮을텐데 배우들이 그나마 영화의 부족한 부분들을 체워 주는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김윤석씨가 연기가 전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고 저는 해무속에서 남은건 김윤석뿐 이렇게 정의 하고 싶네요 생각보다 박유천씨 연기도 괜찮았습니다.
힐라룸
14/08/17 01:09
수정 아이콘
캐릭터들의 극단적 행동에 대한 설득력을 배우들의 연기로 메꾸고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선원들이 어떻게 미쳐가는지 좀 더 긴호흡으로 읍습하게 표현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는게 좀 아쉬웠네요.
그 대신 멜로 지분이 예상보다 많았는데 그래도 멜로부분을 흥미롭게 봐서 전체적으로 영화에 대해 만족했습니다.
살고자하는 순수한 의지에 의해 본능적으로 남자를 유혹하게 되는 홍매의 캐릭터가 매력적이었고 순진하게 시작했던 사랑 때문에 그나마 인간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동식마저도 다른 선원들처럼 괴물같은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14/08/17 02:13
수정 아이콘
기관장과 함께 영화의 흐름도 바다에 빠져버리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영화 제목부터가 해무이니만큼 해무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거라 기대했는데 해무가 끼는 시점부터 영화가 점점 가라앉는 느낌이었습니다.
맨투맨
14/08/17 03:07
수정 아이콘
이번 Big 4를 모두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무 > 군도 > 명량 > 해적 순으로 재밌었고요.
다른분들 의견처럼 캐릭터들이 미쳐가는 과정이 다소 의아했던점, 뜬금없는 배드씬 등이 좀 걸리긴 했는데
그래도 이런 분위기의 스릴러를 좋아하신다면 무리없이 재밌게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유천씨 연기는 보통 정도, 그 외 나머지 분들의 연기는 진짜 선원같이 느껴질만큼 좋았습니다.
14/08/17 07:26
수정 아이콘
'사랑의 십자말풀이'라는 단편영화가 있는데, 모든게 시들해진 오랜 연인이 월미도에서 우연히 스쳤던 여인의 죽음을 목격하고는 격하게 섹스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감독은 비슷한 정서적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런 감정은 꽤 보편적 입니다. 죽음을 가까이서 보거나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성에 매달리는 사례는 역사속에서나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정사신 타이밍이 뜬금없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BGM이, 그리고 연출이 아쉬웠습니다. 멜로를 덜어내고 보다 처절하게 묘사했으면 훨씬 설득력이 있었을 겁니다.
14/08/17 23:41
수정 아이콘
저도 예전에 영화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주변에 자고있는 동료들 몰래 섹스를 하는 남녀주인공을 본 적이 있는데요, 그 당시에는 잘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오늘 해무를 보고 조금 이해가 가더라구요. 어떤 위기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나누는 정사가 주는 위로? 랄까, 경험이 없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저도 오히려 그 상황이 꽤나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장땡들고죽기
14/10/06 02:35
수정 아이콘
에너미앳더게이트아닌가요?!
공안9과
14/08/17 10:19
수정 아이콘
정사씬은 동식이 목숨걸고 날뛰는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장치였다고 봅니다.
아무튼 선장부터 조선족 단역까지 연기가 쩔어주더군요. 짠내가 물씬 풍기는.. 명량보다 훨씬 재밌게 봤습니다.
본문 오류 하나 지적하자면 배 이름은 '전진'호입니다. 철주의 배에 대한 집착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아요.
영화보고 나서 실제 사건을 찾아봤는데, 영화는 저리가라할 정도로 끔찍하더군요. 일단 사고가 아니었고, 살려달라고 손톱이 빠져라 벽을 긁어대던조선족,중국인 25명을 공기가 안통하는 어창에 가둬 질식시켜 죽인 거였더라구요. 이 엄청난 사건이 당시 9.11테러 때문에 완전히 묻혔다는 것...;;
린민군
14/08/17 12:25
수정 아이콘
정사씬나올때 저도 어의가 없었는데 옆에 아주머니가 한마디 하더군요 다들 미쳤구만... 정답은 아니여도 공감은 가더군요
연필깎이
14/08/17 16:35
수정 아이콘
저는 정사신 장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감정이 극한까지 몰아붙여지는 상황에서 육체의 위로를 탐하는 건 그리 과하지도 않다고 생각했어요.
홍매가 동식이를 떠나는 건 결말에 따라 달라지는데 실은 친오빠가 아니라 애인을 찾아간 거라면 응당 그래야했을 것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그런 극한 상황을 공유한 사람과 평생을 지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이건 같이 영화본 여자사람친구가 특히 공감했네요.
선장에게는 궁극적인 목표는 전진호와 더불어 자신의 삶의 방식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위협이 되는 부분을 인지한다면 얼마든지 제거하려고 할 수 있었겠죠.
결국 모두가 어떠한 형태건 자신의 욕망을 지키기 위해 극한까지 달려가는 영화랄까...
누구한테나 보라고 추천해줄 만한 영화는 아니지만 저에겐 무척 좋은 영화였습니다.
애패는 엄마
14/08/17 19:09
수정 아이콘
정사신 좋았네요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저는 그정도면 설명을 이해할 수 있다고 받아들여져서 꽤 잘 봤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후반에 긴장감은 조금 무너지긴 했어요 이희준의 연기는 놀랍더군오 찬사를 보냅니다
ChelseaFC
14/08/17 20:17
수정 아이콘
저도 정사씬 까지는 좋앗어요
충분히 수긍할만한 전개였는데 그 이후 이희준의 태도라든가 선원들의 캐릭터가 너무 극단으로 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마지막 장면은 뭐 당연히 열린결말로 남겨둔거였고 개인적으로는 둘 다 동식의 아이는 아닐거라고 생각했습니다
14/08/17 20:29
수정 아이콘
정사씬 타이밍이 이상했다는데 동감합니다. 좀 너무 갑자기랄까요;;
그런데 영화 전체적으로 심하게 화이랑 비슷하더군요.
욕망의진화
14/08/17 21:03
수정 아이콘
초중반 몰입감 최고였고 후반 맥이탁~

가스씬(홍매가 밸브건든거)은 제가 보았던
느낌으론 조선족 몰살의 원흉으로 해석했고
마지막 딸래미는 유천의 딸래미로 추측했는
데 라면을 수저에 올리면서 청양고추 드립을

영화 전쳬적인 줄거리론 홍매의 하드캐리 아
니었나 싶습니다 선장의 독백처럼!

솔까 아이돌스타의 연기력과는 별개로 동식이
라는 캐릭터와 박유천. 캐스팅은 저에겐 미스
매치였고. 차라리 김윤석 원탑에 조연들의 열
연으로 수작이 될수도 있었다 생각 되네요

홍매역 여배우는 참 머랄까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14/08/17 22:28
수정 아이콘
저도 전반적인 리뷰의 내용과 동일한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과 배를 지키고자 인성을 버린 김윤식씨와 죄책감에 미친듯 행동한 문성근씨의 연기엔 공감이 갔지만 이희준씨의 캐릭터는 정말 이해가 안되네요 그렇게 극단적으로 미쳐버리는것 자체부터요
Abrasax_ :D
14/08/18 01:11
수정 아이콘
저와 거의 비슷하게 보셨네요. 3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영화 화면이 너무 어두워서 자리를 못 찾을 뻔 했습니다.
올해 군도와 함께 제일 기대한 작품이라 개봉 당일 조조영화로 봤지만요. 기대와 무관하게 영화 자체가 별로였네요.
허약한 캐릭터도 그렇고 중반 이후의 이야기는 몹시 빈약했습니다. 자연스레 지루해졌고, 무리하게 전개하려는 장면들이 보이더군요.
[해무][조선족]이라는 소재도 그냥 훑고 지나가듯이 낭비해버렸습니다. 충분히 이야기를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소재들이었는데요.

가장 공감하는 것은 "쓸데없는 멜로의 삽입"입니다. 저처럼 스릴러 장르 영화의 팬이라면 비슷하게 느끼셨을거예요.
초반부터 각 장면 사이에 멜로 비중이 커서 왠지 걱정이 됐는데, 갈수록 심해져서 영화의 정체성이 헷갈릴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적절하게 포기를 하고 어느 순간부터 그냥 멜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6년 후' 부분에서는 가슴이 참 먹먹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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